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기록적인 상금 잔치와 반가운 스타의 복귀로 2024시즌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이 하루에만 70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리며 상금왕에 등극한 가운데, 출산 후 필드로 돌아온 제시카 코다(미국)가 복귀전을 치르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단 하루 만에 70억 원, 역대급 상금왕의 탄생

티띠꾼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열린 2024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티띠꾼이 벌어들인 금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회 우승 상금 400만 달러에 시즌 성적을 합산해 시상하는 ‘Aon 리스크 리워드 챌린지’ 1위 보너스 100만 달러를 더해, 하루 동안 총 500만 달러(약 70억 2천만 원)를 손에 쥐었다.

이는 LPGA 투어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이다. 티띠꾼은 올 시즌 총 605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2007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세운 종전 기록(436만 달러)을 크게 경신했다. 시즌 상금이 500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티띠꾼이 사상 처음이다. 그가 받은 우승 상금 400만 달러는 남자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나 디오픈의 우승 상금보다도 높은 액수로, 여자 골프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증명했다.

42억 원이 걸린 마지막 승부

우승 과정은 극적인 드라마였다. 16번 홀까지 선두 에인절 인(미국)에게 2타 뒤져 있던 티띠꾼은 17번 홀(파5)에서 결정적인 이글을 성공시키며 동타를 만들었다.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갈렸다. 티띠꾼은 침착하게 버디를 낚아 우승을 확정 지었고, 파를 기록한 에인절 인은 2위에 머물렀다.

이 마지막 한 타의 차이는 컸다. 우승한 티띠꾼은 400만 달러를 챙겼지만, 2위 에인절 인의 상금은 100만 달러였다. 사실상 마지막 홀 버디 퍼트 하나에 300만 달러(약 42억 원)의 가치가 있었던 셈이다. 경기 후 티띠꾼은 “마지막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했다”며 “보너스 100만 달러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는데, 우승까지 하게 되어 돈에 대한 생각보다는 기쁨이 더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필드로 돌아온 제시카 코다

같은 기간,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는 또 다른 화제의 인물이 필드를 밟았다. LPGA 투어 통산 6승을 기록한 제시카 코다가 긴 공백을 깨고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복귀를 알렸다. 2023년 5월 허리 부상으로 투어를 중단하고 지난 2월 득남한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의 출전이다.

이번 대회는 LPGA와 PGA 투어 선수들이 팀을 이뤄 경기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되며, 코다는 오랜 친구인 버드 컬리와 호흡을 맞춘다. 코다는 “내년 3월 본격적인 투어 복귀를 앞두고 실전 감각을 점검하는 차원”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제시카 코다는 복귀 인터뷰에서 “육아에 전념하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다시 선수로서 경쟁할 수 있어 설렌다”며 “집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팽팽한 긴장감을 다시 느끼게 되어 즐겁고, 나 자신을 되찾은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동생이자 세계적인 스타 넬리 코다도 출전해 자매가 함께 필드를 누비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