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이 복고풍 디자인과 최신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 ‘X-E5’를 공식 발표했다. 이 제품은 오는 8월 출시 예정이며, 본체 가격은 1,699.95달러로 책정됐다.

X-E5는 4,000만 화소 APS-C 센서를 탑재했으며, 전면에 새롭게 추가된 조작 레버, 전통적인 프레임 라인이 포함된 EVF 모드, 그리고 후지필름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 등 다양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모델은 후지필름의 대표적인 복고풍 디자인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단일 가공 상판에 직선적인 라인을 적용해 세련되고 강렬한 인상을 준다.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X100VI와 동일한 센서, 틸트형 후면 디스플레이, 바디 내장 손떨림 보정 기능을 공유한다.

함께 공개된 신형 23mm f/2.8 렌즈는 X100의 내장 렌즈와 동일한 초점 거리를 제공하며, 보다 뚜렷하고 인체공학적인 그립감을 자랑한다. 이 렌즈는 출시 초기에 카메라 본체와 번들 구성으로만 판매되며 가격은 1,899.95달러다. 이후 2025년 말에는 별도로 499.95달러에 구매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X-E5는 전작인 X-E4보다 약간 더 큰 크기로 제작되었으며, 바디 손떨림 보정을 탑재하면서 무게도 445g으로 약 80g 증가했다. 전면의 새 조작 레버는 사용자 지정이 가능한 다섯 가지 기능을 설정할 수 있으며, 크롭된 화면 비율로 촬영할 때 프레임 밖의 영역까지 보여주는 ‘서라운드 뷰’ 기능 등을 손쉽게 활성화할 수 있다.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도 대폭 강화되었다. X-E5는 상단 플레이트에 작은 창과 함께 전용 다이얼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클래식 카메라의 프레임 카운터를 연상케 한다. 기본으로 내장된 20종의 필름 시뮬레이션 중 여섯 가지 인기 프리셋이 다이얼에 배정되어 있으며, 여기에 세 가지 사용자 지정 슬롯도 제공된다.

또 다른 흥미로운 요소는 ‘클래식 디스플레이 모드’다. X-E5의 236만 화소 전자식 뷰파인더(EVF)를 활성화하면, 예전 카메라를 연상케 하는 HUD 스타일의 인터페이스가 나타난다. 이 모드에서는 노출값을 붉은 숫자로 표시하고, 둥근 모서리의 프레임 라인과 바늘 형태의 측광계가 함께 표시된다. 이는 과거의 라이카 M3 또는 펜탁스 K1000 같은 클래식 35mm 필름 카메라의 감성을 떠오르게 한다.

후지필름은 최신 센서와 손떨림 보정, 자동 초점 기술을 X 시리즈 전반에 걸쳐 꾸준히 도입하고 있으며, X-E5 역시 그 흐름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장난감 같은 개성 강한 X Half보다는 보다 실용적이고 본격적인 성능에 초점을 맞춘 이번 모델은, X 시리즈를 애정하는 사용자들에게 훨씬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X-E5 발표를 통해 후지필름은 전통 카메라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복고 감성을 계속해서 현대 기술과 결합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