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1차전 원정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8강 진출을 거의 확정 지었던 파우메이라스가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이번 경기는 사실상 남은 시즌을 위한 선수단 테스트의 기회였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페루의 우니베르시타리오를 상대로 알리안츠 파르키에서 열린 2차전은 결국 0-0 무승부로 끝났고, 파우메이라스는 합계 스코어로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었다. 하지만 아벨 페레이라 감독이 이끄는 팀의 경기 내용은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실험에 나선 선발진, 그러나 아쉬웠던 경기력
페레이라 감독은 주전 왼쪽 풀백인 피케레즈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한편, 8강 선수 등록 기간 이후에 합류한 헤프테가 아직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카엘을 임시로 기용하는 변화를 택했다. 미카엘은 수비 시에는 포백 라인의 왼쪽 수비수 역할을, 공격 시에는 무릴루, 구스타보 고메즈와 함께 스리백의 왼쪽 중앙 수비수 역할을 수행했다.
또 다른 변화는 루카스 에반젤리스타 대신 알란을 8번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이었다. 그는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지아이와 펠리페 안데르송이 양쪽 윙백으로, 플라코 로페즈가 비토르 호케의 뒤를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그리고 마우리시우가 오른쪽 공격을 이끄는 형태로 경기에 나섰다.
이미 큰 점수 차로 앞서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탓인지, 파우메이라스는 1차전과 같은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체적인 경기 템포가 느렸을 뿐만 아니라, 볼을 소유했을 때 공격 전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팀 내 패스 횟수 1, 2, 3위가 모두 수비수인 고메즈(80회), 미카엘(75회), 무릴루(64회)였다는 사실은 공격진으로 공이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파우메이라스는 상대 골문에서 멀어졌고, 정확도 낮은 롱패스를 남발하거나 의미 없는 횡패스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페레이라 감독, “무의식적인 방심이 경기력에 영향”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레이라 감독은 0-0 무승부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게 했던 말을 언급했다. 그는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게 ‘우리는 공격적으로 충분히 위협적이지 못하며, 뚜렷한 의도 없이 볼만 소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성급하게 볼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차전의 4-0이라는 큰 점수 차가 무의식적으로 우리 팀을 약간 느슨하게 만든 것 같다. 그래서는 안 된다”라며 경기력의 원인을 분석했다.
또한 그는 “리베르타도레스가 얼마나 어려운 대회인지는 지난 시즌 챔피언(보타포구)이 16강에서 탈락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나는 긍정적인 면을 더 보려고 한다. 오늘 우리는 최선을 다해 뛰었고, 선수들은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지난 4, 5년간 이 대회에서 우리는 아주 좋은 성과를 내왔다”고 덧붙이며 팀을 감쌌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보낸 찬사
페레이라 감독은 이날 부진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그는 “솔직히 오늘 경기장의 쇼는 우리 팬들이 만들어냈다. 가끔 이런 날이 있다. 사실 나는 1차전 결과가 워낙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관중이 많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장이 가득 찬 것을 보고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의 멋진 광경은 경기장 밖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가 홈에서 뛸 때 팬들이 만들어주는 분위기는 언제나 아름답다. 사실상 다음 라운드 진출이 결정되었다고 생각되는 경기였음에도 이렇게 많은 팬들이 와주실 줄은 몰랐다”며 팬들의 열정에 찬사를 보냈다.
향후 선수단 운용 및 새로운 골키퍼에 대한 계획
한편, 페레이라 감독은 이날 벤치 자원이 부족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파우메이라스 20세 이하 팀의 중요한 경기가 겹치면서 일부 젊은 선수들을 활용할 수 없었다며, 유소년 팀 육성에 대한 클럽의 확고한 철학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새로 영입된 골키퍼 카를로스 미겔에 대해 언급하며 기존 골키퍼들(웨베르통, 롬바)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웨베르통과 롬바는 우리가 새로운 골키퍼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원래 계획은 내년 시즌을 위한 영입이었다. 하지만 좋은 기회가 생겨 영입을 결정했다. 이제 우리는 매우 훌륭한 골키퍼 세 명을 보유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카를로스 미겔의 주전 경쟁에 대해 “그는 이미 달리고 있는 기차에 올라탄 셈이다. 이제 우리와 함께 훈련을 시작할 것이고, 지켜볼 것이다. 새로 온 선수는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경기 수와 경기 감각 면에서 다른 두 선수가 그보다 앞서 있다”고 단언했다.